사고 나면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대형사고든 경미한 접촉사고든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본인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엄청 당황하게 됩니다. 차에서 내려야 하나, 차를 빼야 하나, 블랙박스는 제대로 찍혔나, 누구 잘못인가 등 수많은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죠.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하고, 보험사에 연락하고, 경찰 신고는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혼란스러워집니다. 오늘은 교통사고 발생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경찰 신고는 언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전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사고 직후 가장 먼저 할 일
사고가 발생했다면 우선 안전하게 차에서 내려야 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양쪽 도로에 차량이 지나가고 있으니 조심히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에서 내렸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블랙박스 확인입니다. 내 차량의 전방, 후방 블랙박스에 충돌 장면이 제대로 찍혔는지 바로 확인하세요.
블랙박스 확인 체크리스트
만약 충돌 장면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면 상대방 블랙박스를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 블랙박스가 있든 없든 바로 대물 접수를 하고 긴급출동을 불러야 합니다.
사고 현장 사진 찍는 방법
긴급출동이 오는 동안 반드시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사진 촬영 방법에는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뒤에서 광각으로 찍기
뒤차에서 찍는다는 느낌으로 멀리서 광각으로 촬영하세요. 이때 차선이 양쪽 전부 나오게끔 찍어야 합니다. 광각이 안 된다면 최대한 멀리서 여러 장 찍으세요.
둘째, 앞에서도 광각으로 찍기
앞쪽으로 가서 앞차의 후방카메라처럼 찍는다는 느낌으로 다시 광각 촬영합니다. 마찬가지로 차선이 전부 나오게끔 찍어야 합니다.
셋째, 충돌 부위 상세 촬영
충돌한 부위를 자세하게 여러 각도에서 촬영합니다.
넷째, 타이어 방향 촬영
내 차량과 상대방 차량의 타이어 방향까지 반드시 촬영하세요. 급정거를 했다면 도로의 스키드 마크(타이어 자국)도 함께 찍어두세요.
안전 조치 필수
사진 촬영시 안전바를 반드시 설치해야 합니다. 다른 차량의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필수입니다.
사진을 다 찍었다면 차량 운행이 가능한 경우 차를 빼고 보험사를 기다려도 괜찮습니다. 정체되는 도로에서는 사진만 잘 찍어두면 차를 이동시켜도 됩니다.
경찰 신고 반드시 해야 하는 경우
모든 교통사고에 경찰 신고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의 경우에는 무조건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무조건 신고해야 하는 상황
현장에서 상대방이 아무리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해도, 현장을 떠나고 나면 말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중과실 사고의 경우 반드시 신고해야 합니다.
12대 중과실 사고란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중과실 사고로 분류됩니다:
- 신호위반
- 중앙선 침범
- 20km 이상 속도위반
- 실선에서의 끼어들기(추월선이 점선이 아닌 경우)
- 횡단보도 보행자 사고
- 무면허 운전
- 음주운전
- 차량의 인도 침범 사고
- 개문발차 사고로 승객이 추락한 경우
-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 화물차 안전장치 미설치로 화물이 떨어져 발생한 사고
경찰 신고가 필요한 이유
첫째, 상대방의 중과실 여부가 과실 비율 산정에 도움이 됩니다. 보험사끼리 과실을 협의할 때 억울하게 과실이 많이 잡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일반 사고와 달리 중과실 사고는 민사와 별개로 상대방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에 따른 별도 합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신고가 필요합니다.
운전자 바꿔치기 주의하세요
사고 후 확인해야 할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간혹 상대방이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운전자가 해당 차량의 보험 대상이 아니거나, 무면허 또는 음주운전인 경우입니다.
그런 장면이 목격된다면 꼭 동영상 촬영을 해두어야 하고, 추후 보험 접수가 됐을 때 상대방 보험사에 확인해야 합니다. 본인이 본 운전자가 지금 사고 접수된 운전자가 맞는지 말입니다.
따라서 사고 나면 운전자 얼굴이 찍힌 사진이나 동영상이 꼭 필요합니다.
상대방과 언쟁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대로만 하면 상대방과 언쟁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사고 현장에서는 서로 자기가 잘했다고 주장하기 마련입니다.
핵심 요약
안전하게 차에서 내리기 → 블랙박스 확인 → 보험사 대물 접수 및 긴급출동 요청 → 사진 촬영(광각으로 전체, 충돌 부위, 타이어 방향) → 중과실 해당시 경찰 신고 → 운전자 신원 확인
이 순서만 기억하면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굳이 여기저기 전화해서 물어볼 필요가 없습니다.
교통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이 매뉴얼만 기억하고 계시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고,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