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만 내면 끝이라고요?
검찰에서 약식기소 통지를 받으면 많은 분들이 안도합니다. 정식 재판을 받지 않고 벌금만 내면 사건이 끝나니까요. 하지만 이 선택이 평생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약식기소는 분명 빠르게 사건을 끝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벌금을 내는 순간 전과 기록이 남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약식기소가 뭔가요?
약식기소는 검사가 정식 재판 없이 벌금형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제도입니다. 기소유예처럼 용서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 절차를 생략하고 빠르게 끝낼 수 있게 해줍니다.
형사재판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피고인 입장에서는 큰 고통입니다. 법정에 여러 번 출석해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약식기소는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벌금형으로 바로 끝내주는 것이죠.
약식기소도 전과가 남습니다
검사가 약식으로 기소하고 법원에서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 같습니다. 전과 기록이 남습니다. 전과를 남기지 않으려면 약식기소 전에 불송치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야 합니다.
약식기소 벌금은 얼마나 나올까요?
약식기소 벌금은 검사 재량입니다.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인 범죄별 벌금 수준을 알아보겠습니다.
- 음주운전 (초범): 300만원 ~ 1,500만원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 무면허운전: 300만원 ~ 500만원
- 단순폭행: 30만원 ~ 100만원
- 단순절도: 50만원 ~ 300만원
- 경미한 사기: 100만원 ~ 500만원
물론 이것은 일반적인 예시일 뿐이고, 실제 벌금은 범행 동기, 피해 규모, 반성 여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결정됩니다.
벌금을 깎을 수 있나요?
검사가 약식으로 기소했다는 것은 수사가 종결됐다는 뜻입니다. 검사의 손을 이미 떠난 상태이기 때문에, 그때부터 검사에게 벌금을 깎아달라고 요청해도 소용없습니다.
약식명령이 나온 후에 벌금을 줄이려면 정식재판을 청구해서 법원 재판을 통해 감경받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검찰 단계에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식기소가 예상된다면 검사가 약식기소 처분을 하기 전에 대응해야 합니다. 정상참작 사유를 미리 준비하고, 이를 의견서로 작성해서 담당 검사에게 제출하면 벌금 액수를 낮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약식기소 통지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약식기소는 검사가 수사를 끝내면서 내리는 처분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검사가 약식으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이 검토해서 약식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피의자에게 약식 결정문을 등기로 보냅니다.
이 약식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7일을 꼭 기억하세요. 7일이 지나면 하고 싶어도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약식명령 후 선택지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약식명령이 확정되고, 30일 이내로 벌금을 납부하면 됩니다.
약식기소가 되었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해서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불복하겠다면 정식재판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냥 벌금 내고 빨리 끝내면 안 될까요?
충분히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약식기소는 사건을 빨리 끝내는 지름길이니까요.
수사 단계에서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면, 벌금이 너무 과도하지 않은 이상 약식기소를 받아들이는 것이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민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죄를 주장하며 열심히 다투고 있었는데 갑자기 약식기소가 된 경우입니다. 벌금을 받아들이고 사건을 빨리 끝낼 것인지, 아니면 사건을 더 끌고 가더라도 끝까지 다툴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벌금형도 전과입니다
벌금형도 엄연한 전과 기록을 남깁니다. 이 기록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평생을 따라다니는 짙은 그림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전과가 치명적인 사람들
공무원 시험 준비생
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에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경찰, 검찰, 법원 등 일부 직렬은 전과 기록이 있으면 아예 응시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직 공무원 (군인, 교사 포함)
전과로 인해 진급에 제한이 생기거나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파면이나 해임 사유가 되기도 합니다.
해외 출장이 잦은 사업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일부 국가는 전과 기록이 있으면 비자 발급이 거부되거나 입국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정치인, 연예인 등 공인
사회적 명예가 중요한 직업은 전과 기록이 경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교사 임용을 준비하던 한 수험생이 음주운전으로 약식기소되어 벌금 500만원을 냈습니다. 당시에는 빨리 끝내려고 그냥 벌금을 냈는데, 나중에 임용 면접에서 전과 기록 때문에 탈락했습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면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받을 가능성도 있었는데, 7일 기한을 넘겨서 기회를 놓쳤습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어떻게 되나요?
약식명령에 불복해서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일반 형사재판 절차가 진행됩니다.
장점은 정식 재판을 통해 무죄를 받을 기회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또는 벌금형이 아닌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단점은 재판이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최소 몇 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식재판 결과가 약식명령보다 더 무거운 형을 받을 위험도 있습니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단순히 벌금 정도면 괜찮다고 넘길 상황이 아니라면, 반드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 무죄 가능성이 있다면 정식재판 청구를 고려해야 합니다
- 전과가 진로에 영향을 준다면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빨리 끝내고 싶다면 약식명령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정식재판 청구 판단 기준
무죄 주장 여부
전과 기록의 영향
시간적 여유
법률 전문가 상담
약식기소는 확실히 유죄가 나올 것 같은 경우에는 벌금만 내고 사건을 빠르게 끝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무죄를 주장하고 싶거나 전과를 남기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갈림길입니다.
특히 7일이라는 정식재판 청구 기한은 매우 짧습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되돌릴 수 없으니, 약식명령을 받는 즉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서 빠르게 결정해야 합니다.
벌금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쉽게 납부했다가, 나중에 평생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