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가면 이미 늦습니다
수사기관이 1000건을 수사하면 그중 700건 정도는 불송치 처분으로 종결됩니다. 나머지 300건이 기소되어 법정으로 가는데, 그중에서 무죄 판결이 나는 건수는 겨우 9건입니다.
이 숫자가 말해주는 건 명확합니다.
충격적인 통계
법원에 가서 무죄를 받는 확률보다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을 확률이 70배 이상 높다는 것입니다. 약식기소 사건까지 포함하면 전체 형사 사건 대비 무죄 확률은 1%도 안 됩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불송치 결정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기자 실명 공개 논란의 추미애 의원은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됐고, 이준석 전 대표도 성접대 의혹 관련 조사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았습니다.
경찰 단계가 마지막 기회입니다
형사 절차에 발을 들이면 대부분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집니다. 수사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리고, 기소되면 재판에서 1~2년이 추가됩니다. 항소까지 하면 또 6개월이 더 소요되죠.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립니까?" 답은 간단합니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여러분의 사건만 처리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강도가 높아집니다.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받을 스트레스라면 수사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대응해서 빨리 벗어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요?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믿습니다
막상 재판을 받으러 법정에 가면 "나는 억울합니다", "이런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주장하지만 판사가 그 말을 잘 믿어주지 않습니다.
판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범죄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왜 그럴까요?
판사도 사람입니다
재판을 받는 사람의 말보다는 수사기관이 제출한 증거를 믿을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판사는 신이 아니라 주어진 증거로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는 사람일 뿐입니다.
재판은 절대적 진실을 찾아내는 절차가 아닙니다. 그 시점에서 진실이라고 느껴지는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20년 전에는 A가 범인이라고 판단했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유전자 분석 능력이 향상되면서 20년 뒤에는 진범이 B였다는 걸 확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재판의 한계가 분명합니다.
경찰에게 수사 종결권이 생겼습니다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경찰이 수사해서 혐의 없다고 판단해도 반드시 검찰에 기록을 송치해야 했습니다. 경찰에게는 수사 종결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 권한
경찰이 조사해서 처벌할 사람이 아니고 검사가 기소할 사안도 아니라고 판단하면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예전에 검사의 불기소 처분과 같은 효력입니다.
물론 당사자는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 신청을 하면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무상으로는 이의 신청 후 결론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낮습니다.
한번 내린 결론은 쉽게 뒤집어지지 않습니다
경찰이든 검사든 판사든 모두 사람입니다. 어떤 법률 전문가가 열심히 수사해서 "이건 혐의가 없다", "처벌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리면, 나중에 다른 법률 전문가가 와서 그 결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찰도 법률 전문가이고, 검사도 법률 전문가이고, 판사도 법률 전문가입니다. 앞선 전문가의 판단을 함부로 부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그래서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는 것이 그토록 중요합니다. 일단 경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리면 그 이후 절차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집니다.
수사 단계에 올인해야 하는 이유
재판에 가서 무죄를 받는 것보다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한 이유를 정리하면:
- 확률의 차이: 불송치 70% vs 무죄 3%
- 시간과 비용: 수사 6개월~1년 vs 재판 1~2년 추가
- 정신적 스트레스: 기간이 길수록 강도 증가
- 경찰 종결권: 검찰 안 가고 경찰 선에서 끝
- 결정의 무게: 앞선 판단은 뒤집기 어려움
제도 변경 후 부작용
다만 경찰에게 수사 종결권이 생기면서 사건이 경찰에 몰리는 바람에 처리 속도가 늦어지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6개월이면 끝날 사건이 1년이 가도 끝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선택은 명확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되는 70%의 확률에 도전할 것인가, 아니면 재판에 가서 무죄 받는 3%의 확률에 도전할 것인가?
형사 절차라는 늪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수사 단계에서 치열하고 처절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법정까지 가면 이미 많은 것을 잃은 상태입니다.
수사 단계 대응 원칙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야 할 곳은 재판정이 아니라 경찰 조사실입니다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초기부터 적극 대응하세요
불송치 결정은 70%의 확률로 가능합니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나중에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보다, 지금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훨씬 유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