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가 명백한데 무혐의라니

사기를 당했습니다. 증거도 명확하고 피해 사실도 분명합니다. 변호사까지 선임해서 고소했는데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왔습니다.

불기소 결정서를 받아보니 피의자 말만 다 들어준 것처럼 보입니다. "내 말은 하나도 안 들어주고 가해자 편만 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소 사건은 대부분 무혐의로 끝납니다

현실적으로 고소 사건의 상당 부분이 검찰에서 무혐의로 종결됩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고소 단계에서 제대로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둘째, 검사가 수사에 대한 의지가 별로 없어서 피의자 말만 듣고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소할 때는 본인이 직접 하는 것보다 전문적인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기소율을 훨씬 높일 수 있습니다.

만약 변호사를 선임했는데도 불기소가 나왔거나, 본인이 직접 고소해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면 항고라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항고해도 대부분 기각됩니다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대부분의 항고 사건은 고등검찰청에서 기각됩니다.

많은 기대를 하고 항고를 했지만 결과는 기각인 사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항고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고 이유서를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결정한 내용을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뭐가 잘못됐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합니다.

항고 이유 3가지 유형

항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사실오인

검사가 여러 가지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자체를 잘못 파악한 경우입니다. 의인을 해서 잘못 판단했다면 이게 항고 이유의 첫 번째가 됩니다.

• 제출한 증거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음
• 피해자 진술을 무시하고 피의자 진술만 믿음
• 객관적 증거와 다른 결론을 내림

둘째, 판단유탈

고소는 1번, 2번, 3번, 4번 이렇게 여러 건을 했는데, 검사가 그중 일부에 대해서만 판단한 경우입니다. 나머지 판단하지 않은 부분은 판단유탈이 됩니다.

셋째, 법리오해

검사가 법을 잘못 이해한 경우입니다. 횡령이든, 사기든, 성범죄든 어떤 법률 안에 딱 들어맞는데도 불구하고 법리를 잘못 판단해서 무혐의나 공소권없음 처분을 내린 경우입니다.

성범죄 공소시효 착각한 검사

한 피해자가 성범죄로 고소했는데, 검찰에서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공소권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때 변호사를 찾아왔습니다.

성범죄 관련 공소시효 규정은 계속 개정되어 왔습니다. 성범죄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아니면 정확히 파악하기 힘듭니다.

검사라고 해서 모든 법률 규정을 만능으로 다 잘하는 건 아닙니다. 특히 자주 개정되는 법률 분야에서는 검사도 착각할 수 있습니다.

검찰 출신 변호사가 유리한 이유

항고 사건에서는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유리합니다. 직접 수사를 해봤기 때문에 다른 변호사에 비해서 훨씬 전문성이 높습니다.

또한 항고 이유서 작성 자체도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항고가 기각되느냐, 아니면 고등검찰청에서 재수사 명령을 내리느냐가 판가름 납니다.

• 수사 경험: 어떤 증거가 결정적인지 판단 능력
• 법리 해석: 검사의 법리 오해를 정확히 지적
• 항고 이유서: 고등검찰청 설득력 있는 작성
• 재수사 명령: 어떤 방향으로 유도할지 전략 수립

항고 이유서는 단순히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게 아닙니다. 검사의 판단이 어떤 점에서 잘못됐는지를 법리적으로, 증거적으로 명확하게 밝혀내야 합니다.

항고가 받아들여지면 고등검찰청에서 원 검사에게 재수사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면 사건이 다시 수사되면서 결론이 바뀔 수 있습니다.

물론 항고가 기각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명백히 잘못된 불기소 처분이라면, 항고를 통해 다시 한번 제대로 된 판단을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처음 고소할 때부터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증거를 제출하고 법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불기소가 나온 후 항고로 뒤집는 것보다, 처음부터 기소를 이끌어내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