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이야기

복싱클럽 상해죄 흉기오인 정당방위 인정 녹음기를 칼로 착각해 손가락 골절시킨 코치 무죄? 위법성조각사유 오인과 정당한이유 판례 분석

등록일 | 2025-10-17
대법원 복싱클럽 상해죄 흉기오인 정당방위 인정! 녹음기를 칼로 착각해 손가락 골절시킨 코치 무죄? 위법성조각사유 오인과 정당한이유 완벽분석
대법원 판례 분석

복싱클럽 상해죄 흉기오인 정당방위 인정!

녹음기를 칼로 착각해 손가락 골절시킨 코치 무죄? 위법성조각사유 오인과 정당한이유 완벽분석

판례번호
2023도10768
선고일
2023. 11. 2.
원심법원
서울북부지법
결과
파기환송
권투

복싱클럽에서 17세 회원과 33세 관장이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코치가 중재하려다 큰일이 벌어졌어요.

회원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움켜쥐자 코치가 "흉기인 줄 알고" 강제로 손을 펼쳤습니다. 결과는 손가락 골절. 그런데 알고 보니 그건 녹음기였어요. 과연 이런 오해에도 정당한 이유가 있을까요?

복싱클럽에서 벌어진 일

1

등록 취소 문제로 갈등

17세 회원이 등록 취소 과정에서 관장으로부터 "어른에게 눈 그렇게 뜨고 쳐다보지 말라"는 질책을 받음

2

1시간 후 재방문

회원이 "내가 눈을 어떻게 떴냐"며 항의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복싱클럽에 다시 찾아옴

3

격렬한 몸싸움 발생

관장이 회원의 멱살을 잡고 넘어뜨린 후 목을 조르는 등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짐

4

코치의 개입

회원이 왼손으로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자 코치가 흉기로 오인하여 강제로 손을 펼침

몸싸움의 구체적 상황
  • 관장의 행위: 멱살 잡기, 다리 걸어 넘어뜨리기, 몸통 껴안아 들어올리기
  • 추가 폭행: 바닥에 세게 넘어뜨리기, 목 조르기, 옆으로 굴리기
  • 장소: 복싱클럽 내부에서 출입문 밖 복도까지
  • 지속 시간: 상당 시간 지속된 격렬한 몸싸움

치명적 오해의 순간

오해의 핵심
  • 실제 물건: 휴대용 녹음기
  • 오인한 물건: 호신용 작은 칼 (흉기)
  • 외형 유사성: 크기·길이 등이 거의 동일
  • 판별 곤란: 움켜쥔 상태로는 구별 불가
피고인(코치)의 일관된 진술

"회원이 호신용 작은 칼 같은 흉기를 꺼내는 것으로 오인하여 이를 확인하려고 했다"

피해자(회원)의 증언

"코치에게 상해의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한다"

결과

코치가 강제로 손을 펼치는 과정에서 회원이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 제4수지 중위지골 골절 부상을 입음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흉기로 오인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

원심의 유죄 판단을 파기하고 재심리 명령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이유

1. 객관적 위험 상황의 존재
  • 신체적 차이: 관장과 회원의 외형상 큰 차이 없음
  • 물리적 능력: 회원도 복싱클럽 경험으로 상당한 물리력 보유
  • 급박한 상황: 직전까지 격렬한 몸싸움이 계속됨
  • 계획적 성격: 우발적이 아닌 의도적 재방문
2. 합리적 오인의 근거
  • 외형 유사성: 녹음기와 호신용 칼의 크기·길이 유사
  • 판별 곤란: 움켜쥔 상태로는 구별 불가능
  • 급박한 상황: 몸싸움 중 즉석 판단의 어려움
  • 위험성 인식: 흉기 사용 시 생명·신체 위험 매우 높음
3. 수사기관의 초기 판단

수사기관도 처음에는 공소사실에 "위험한 물건으로 착각하여 빼앗기 위하여"라고 기재했으나, 원심에서 공소장 변경으로 삭제한 점을 지적

4. 형법 제20조 정당행위 법리 적용

긴급성과 보충성"일체의 법률적 적법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판례 법리 적용

1심 vs 2심 판단 비교

1심 (무죄)
  • 흉기로 오인할 만한 정당한 이유 인정
  • 객관적 위험 상황 존재
  • 합리적 오인으로 판단
  • 정당방위 오인 성립
  • 무죄 선고
2심 (유죄)
  • 흉기로 오인할 정당한 이유 부인
  • 공소장 변경으로 흉기 오인 부분 삭제
  • 단순한 실수로 판단
  • 정당방위 오인 불성립
  • 유죄 선고
대법원의 2심 비판

원심이 공소장 변경으로 흉기 오인 부분이 삭제되었다고 해서 처음부터 그러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무에 미치는 영향

정당방위 오인 사건의 판단 기준
  • 객관적 정황: 일반인 기준으로 오인할 만한 상황인지
  • 즉시 판단: 급박한 상황에서의 즉석 판단 고려
  • 외형 유사성: 실제 물건과 오인 물건의 구별 가능성
  • 행위자 지위: 중재자 등의 특수한 지위 고려
수사기관의 초기 판단 중요성

수사기관의 초기 인식과 공소사실 기재는 사건의 객관적 평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단순한 공소장 변경으로 그 의미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

형법 제20조 적용의 유연성

정당행위의 긴급성과 보충성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로 해석해야 한다는 기준 제시

판결 요약

사실관계

복싱클럽에서 17세 회원과 33세 관장의 몸싸움 중 코치가 회원의 녹음기를 흉기로 오인하여 강제로 손을 펼쳐 손가락 골절상을 입힌 사건

쟁점
  • 정당방위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
  • 객관적으로 흉기로 오인할 만한 상황이었는가?
  • 형법 제16조와 제20조의 적용 기준은?
판결
  • 1심: 정당한 이유 인정, 무죄
  • 2심: 정당한 이유 부인, 유죄
  • 대법원: 2심 판단 오류, 파기환송
법적 의미

정당방위 오인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고 급박한 상황에서의 합리적 판단에 대한 관대한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판례

이 판결이 말하는 것

급박한 상황에서의 합리적 오해는 용인되어야 한다. 이 판례는 정당방위 오인에 대해 매우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코치라는 지위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말리려다 회원이 주머니에서 꺼낸 물건을 흉기로 오인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대법원이 수사기관의 초기 판단과 공소장 변경의 의미를 구별하여 판단한 점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요건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지 말고 실질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인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선의로 개입했을 때 과도한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 상해 결과가 발생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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