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이야기

이사회에 허위자료 제출하면 감사 업무방해죄 성립할까? 판례 분석

등록일 | 2025-12-04
이사회에 허위자료 제출하면 감사 업무방해죄 성립할까?
대법원 2023도9332 판결

이사회에 허위자료 제출하면 감사 업무방해죄 성립할까?

업무방해죄 이사회 감사 허위자료
피고인이 이사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서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사들의 업무를 방해한 건 분명한데, 그 자리에 참석한 감사의 업무도 방해한 걸까요? 대법원은 감사에 대한 업무방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이사회에서 감사의 의견을 듣는 것이 누구의 업무인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사건의 배경

피고인은 이사회에서 특정 안건을 통과시키려고 했어요. 문제는 그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겁니다. 이사회에는 이사들뿐만 아니라 감사도 참석해 있었죠.
검찰은 피고인을 이사회에 출석한 이사 및 감사에 대한 업무방해죄로 기소했습니다. 이사들의 업무를 방해한 건 명백해 보였지만, 감사의 업무까지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업무방해죄란?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범죄입니다. 여기서 '업무'는 직업 또는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와 사업을 의미해요. 이러한 주된 업무와 밀접 불가분 관계에 있는 부수적 업무도 포함됩니다.
1단계: 허위자료 제출
피고인이 이사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2단계: 안건 통과
허위 자료를 바탕으로 이사회 안건이 통과되었어요.
3단계: 업무방해죄 기소
검찰은 이사들과 감사 모두에 대한 업무방해로 기소했습니다.
4단계: 원심 판단
원심은 감사에 대한 업무방해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5단계: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감사에 대한 업무방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핵심 쟁점: 감사의 의견 진술은 누구의 업무인가?

이 사건의 핵심은 이사회에서 감사가 의견을 진술하는 것이 감사 자신의 업무인지, 아니면 이사들의 업무인지 여부였어요.

대법원의 판단 기준

대법원은 이사회의 구조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이사회는 기본적으로 이사들이 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관이에요. 그 과정에서 감사의 의견을 듣는 것은 절차의 편의상 하는 것일 뿐입니다.
감사는 이사회의 구성원이 아니에요. 이사회가 심의 및 결의 과정에서 절차의 편의상 감사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죠. 이것은 본질적으로 이사들의 심의 및 의결에 관한 업무입니다.
원심의 판단
감사도 의견을 진술했으니
감사의 업무도 방해됐다
대법원의 판단
감사 의견 청취는 이사의 업무
감사 업무방해 아니다
대법원 결론
이사회에서 허위자료를 제출한 행위는
이사들의 업무를 방해한 것일 뿐
감사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의 상세한 논리

대법원은 이렇게 설명했어요. "이사회가 의안의 결의에 관한 업무와 관련하여 특정 안건의 심의 및 의결 절차의 편의상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감사 등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그 실질이 이사들에 의한 심의 및 결의에 관한 계속적 업무 혹은 그와 밀접 불가분 관계 있는 업무에 해당할 뿐"이라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감사가 이사회에 참석해서 의견을 말하는 것은 감사가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게 아니에요. 이사들이 제대로 심의하고 의결하기 위해 참고삼아 듣는 것일 뿐이죠.

허위자료 제출의 효과

피고인이 허위 자료를 제출했을 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 이사들입니다. 이사들은 그 자료를 바탕으로 심의하고 의결해야 하니까요. 이사들의 정상적인 심의 및 의결 업무가 방해를 받는 거예요.
감사는 어떨까요? 감사도 허위 자료를 보고 의견을 제시했을 수 있어요. 하지만 대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피고인들의 이사들에 대한 기망 행위로 인해 이사회에 출석한 감사가 오인하여 의견을 진술하기에 이르렀을 수 있지만, 그 실질은 이사들의 정상적인 심의 의결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 평가 포섭될 수 있을 뿐"이라는 거죠.
결국 감사가 잘못된 의견을 제시했다 하더라도, 그건 이사들의 업무가 방해받은 결과일 뿐이에요. 감사 자신의 업무가 방해받은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 판결이 가진 의미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을 명확히 했어요
업무방해죄는 사람의 '업무'를 보호하는 범죄입니다. 여기서 업무는 직업 또는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와 사업을 의미해요. 단순히 어떤 행위에 참여했다고 해서 그게 모두 그 사람의 업무가 되는 건 아닙니다.
이사회의 본질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사회는 이사들이 회사 업무를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관이에요. 감사가 이사회에 참석해 의견을 말하는 것은 이사들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절차일 뿐, 감사 자신의 고유 업무가 아닙니다.
형사처벌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했어요
만약 감사에 대한 업무방해까지 인정된다면, 이사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에 대한 업무방해가 성립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대법원은 업무방해죄의 성립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형사처벌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했습니다.
실무상 시사점
이사회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안건을 통과시킨 경우, 이사들에 대한 업무방해죄는 성립할 수 있지만, 이사회에 참석한 감사에 대한 업무방해죄까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인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해요.
요점 정리
이사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서 안건을 통과시킨 경우, 이사들에 대한 업무방해죄는 성립하지만 감사에 대한 업무방해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사회에서 감사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절차의 편의상 하는 것으로, 그 실질은 이사들의 심의 및 의결에 관한 업무에 해당해요. 감사가 허위 자료를 보고 잘못된 의견을 제시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사들의 업무가 방해받은 결과일 뿐 감사 자신의 업무가 방해받은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이 판결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이사회의 본질과 감사의 역할을 재확인함으로써 형사처벌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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