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이야기

재심 대상 판결 전후 범죄, 경합범 관계 성립할까? 대법원 판례 분석

등록일 | 2025-12-19
재심 전후 범죄의 경합범 성립 여부 - 대법원 2023도10545 판결 분석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10545 판결

재심 대상 판결 전후 범죄, 경합범 관계 성립할까?

경합범 재심판결 형법 제37조 동시심판
A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재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다시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재심 대상 판결 이전에 저지른 B범죄와, 재심 대상 판결 이후에 저지른 C범죄가 있어요. 이 경우 B범죄와 C범죄는 A범죄와 어떤 관계일까요? 대법원은 재심 대상 판결을 기준으로 경합범 성립 여부를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뭘까요

이 사건의 핵심은 재심 대상 판결을 기준으로 그 전후에 저지른 범죄들이 경합범 관계에 있는지 여부였어요. 경합범이 성립하면 하나의 형을 선고받지만, 성립하지 않으면 별도의 형을 받게 됩니다.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란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후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가 발견된 경우, 두 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던 관계라면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합니다. 이를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라고 해요.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재심 판결과 재심 대상 판결을 구별해야 합니다. 재심 대상 판결은 원래 확정됐던 판결이고, 재심 판결은 재심에서 새로 내려진 판결이에요.

사건의 타임라인을 따라가볼까요

1단계: B범죄 발생
피고인이 먼저 B범죄를 저질렀습니다.
2단계: A범죄로 확정판결
A범죄에 대해 확정판결이 났어요. 이것이 재심 대상 판결입니다.
3단계: C범죄 발생
재심 대상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 피고인이 C범죄를 저질렀습니다.
4단계: 재심 청구 및 재심 판결
A범죄에 대해 재심이 청구됐고, 재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어요. 이것이 재심 판결입니다.
5단계: B범죄와 C범죄 처리 문제
이제 B범죄와 C범죄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가 됩니다.

재심 대상 판결 이전 범죄는 어떻게 될까요

B범죄는 재심 대상 판결 이전에 저질러진 범죄예요. 시간적으로 보면 B범죄를 먼저 저지르고, 그 다음에 A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겁니다.
만약 B범죄가 A범죄와 함께 발견됐다면 어땠을까요? 당연히 두 범죄를 동시에 재판받아 하나의 형을 선고받을 수 있었겠죠. 즉 A범죄와 B범죄는 동시에 심판받을 수 있었던 관계입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재심 대상 판결 이전 범죄인 B범죄는 A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B범죄에 대해서는 A범죄와 함께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합니다.
왜 하나의 형을 선고할까요
B범죄가 A범죄보다 먼저 저질러졌는데도 나중에 발견됐다면, A범죄와 동시에 재판받았을 때와 형평을 맞춰줘야 공평하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나중에 발견됐다고 해서 두 배로 처벌받는 것은 부당하니까요.

재심 대상 판결 이후 범죄는 어떻게 될까요

C범죄는 재심 대상 판결 이후에 저질러진 범죄예요. A범죄로 확정판결이 난 이후에 C범죄를 저지른 겁니다.
여기가 핵심인데요. C범죄를 저지를 당시에는 이미 A범죄에 대해 확정판결이 나 있었던 상태였어요. 그러면 A범죄와 C범죄를 동시에 재판받을 가능성이 있었을까요? 없었죠. A범죄는 이미 판결이 끝났으니까요.
또한 재심 절차에서 C범죄까지 함께 심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재심은 재심 대상 판결만을 다시 심판하는 절차이기 때문이에요.
B범죄 (재심 대상 판결 이전)
A범죄와 동시 심판 가능
경합범 성립
C범죄 (재심 대상 판결 이후)
A범죄와 동시 심판 불가
경합범 불성립
대법원 판단
재심 대상 판결 이후 범죄는 선행 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지 않다
(별도의 형 선고)
따라서 C범죄는 A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C범죄에 대해서는 A범죄와 별개로 형을 선고해야 해요.

그럼 B범죄와 C범죄는 어떤 관계인가요

이제 중요한 질문이 남았어요. B범죄와 C범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가 성립할까요?
형법 제37조 전단은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개의 죄를 동시에 처벌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데 B범죄는 A범죄와 경합범 관계에 있고, C범죄는 A범죄와 경합범 관계에 있지 않아요.
B범죄는 재심 대상 판결 이전 범죄로서 A범죄와 하나의 형을 받게 되고, C범죄는 재심 대상 판결 이후 범죄로서 별도의 형을 받게 됩니다. B범죄와 C범죄는 서로 다른 처리 경로를 가지게 되는 거죠.
따라서 대법원은 B범죄와 C범죄 사이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심에서 무죄가 나왔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재심 판결에서 A범죄에 대해 무죄 또는 금고 미만의 형이 확정됐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 재심 대상 판결 이전 범죄인 B범죄는 더 이상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 확정 이전의 범죄"가 아니게 됩니다. 재심에서 금고 미만의 형이 확정됐으니까요.
그러면 B범죄와 A범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이 아니라, 형법 제38조의 경합범 관계가 되어 여전히 하나의 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다만 적용 법조가 달라지는 거죠.

이 판결의 핵심 포인트

재심 대상 판결이 기준점
모든 판단의 기준은 재심 판결이 아니라 재심 대상 판결이에요. 재심 대상 판결이 확정된 시점을 기준으로 그 전후를 나눠서 판단합니다.
동시 심판 가능성이 핵심
경합범이 성립하려면 두 범죄를 동시에 재판받아 하나의 형을 선고받을 수 있었어야 해요. 재심 대상 판결 이전 범죄는 가능했지만, 이후 범죄는 불가능했습니다.
재심 절차의 한계
재심은 재심 대상 판결만을 심판하는 절차예요. 재심 대상 판결 이후 범죄까지 재심에서 함께 심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실무적 의미
재심 대상 판결 이후 저지른 범죄는 별도로 처벌받게 됩니다. 재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더라도, 그 이후 범죄는 경합범 관계가 아니므로 추가적인 형이 선고되는 거죠.
요점 정리
재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재심 대상 판결 이전 범죄는 선행 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서 하나의 형을 선고받습니다. 하지만 재심 대상 판결 이후 범죄는 선행 범죄와 동시에 심판받을 수 있었던 관계가 아니므로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지 않아요. 따라서 재심 대상 판결 이후 범죄는 별도의 형을 선고받아야 하며, 재심 대상 판결 이전 범죄와 이후 범죄 사이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모든 판단의 기준점은 재심 판결이 아니라 재심 대상 판결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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